마라톤 고지대 훈련 2가지를 둘러싼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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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상현 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6-09-22 14:46본문
마라톤 선수가 고지대에 올라가는 이유는 단순히 산소가 희박한 곳에서 버티는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 글은 고지대 훈련이 어떤 생리적 경로로 기록에 개입하는지, 그리고 그 효과가 어떤 조건에서만 나타나는지를 두 축으로 살핀다. 훈련 캠프를 결정하는 순간 선수와 코치가 실제로 저울질하는 것들도 함께 짚는다.
낮은 산소가 만드는 적응과 그 대가
고지대에서는 대기 중 산소 분압이 낮아 혈액이 폐에서 산소를 붙잡는 효율이 떨어진다. 몸은 이 부족을 메우려 적혈구 생성 호르몬을 늘리고, 그 결과 적혈구 수와 총 헤모글로빈 양이 서서히 올라간다.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실어 나르는 단백질이므로, 같은 심박수와 같은 속도에서 근육에 닿는 산소량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해수면에서 하던 역치 페이스를 고지대에서 그대로 유지하려 하면 숨이 턱에 차오르는데, 이는 적응이 끝난 뒤 해수면으로 내려왔을 때 같은 페이스가 훨씬 수월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 다만 적혈구가 늘면 혈액 점도가 함께 올라 심장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근육이 실제로 낼 수 있는 속도는 고지대에서 떨어진다. 그래서 강도 높은 인터벌을 고지대에서 그대로 소화하려다 근육 손실과 피로 누적을 얻는 경우가 생긴다. 대응은 보통 두 갈래다. 고지대에서 살되 훈련은 낮은 곳에서 하는 방식, 또는 고지대에 올라 적응만 하고 내려와서 핵심 훈련을 몰아치는 방식이다. 전자는 이동 부담과 생활 여건을 치르고, 후자는 적응이 충분히 자리 잡기 전에 내려오면 효과를 반납할 위험을 안는다.
숙련된 눈이 먼저 보는 장면
처음 보는 사람은 고지대 훈련을 ‘높은 곳에서 더 힘들게 뛰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오래 본 사람은 선수가 고지대에 머무는 동안 훈련 강도를 오히려 낮추고 회복 러닝과 수면에 시간을 쏟는 장면을 주목한다. 이 차이는 적응이 훈련 자극이 아니라 회복 과정에서 완성된다는 이해에서 온다. 적혈구 생성 신호는 훈련 직후가 아니라 회복기, 특히 수면 중에 분비가 늘어난다. 예를 들어 같은 고도에서 같은 거리를 뛴 두 선수가 있다면, 한 명은 매일 밤 깊은 잠을 확보하고 다른 한 명은 이동과 일정에 쫓겨 잠을 줄인다. 훈련 일지는 비슷해 보여도 몇 주 뒤 해수면 복귀 시점의 몸 상태는 갈라진다. 그래서 숙련된 코치는 훈련량보다 체류 일수와 수면의 질, 그리고 해수면 복귀 시점을 먼저 본다. 겉으로 드러나는 페이스는 늦게 반응하지만, 그 뒤의 준비 상태는 이미 그 시점에 결정되어 있다.
‘올라가면 기록이 준다’는 통념
고지대 훈련이 모든 선수에게 같은 폭으로 작동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 이유는 적응 반응 자체가 생리학적으로 뚜렷하고, 실제로 고지대에서 훈련한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응 폭은 개인차가 크고, 적혈구가 늘어도 근육의 산소 이용 효율이나 주행 경제성이 함께 좋아지지 않으면 기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고도가 너무 높으면 훈련 강도를 지킬 수 없어 적응과 훈련 자극을 동시에 잃고, 너무 낮으면 적응 신호 자체가 약하다. 체류 기간도 마찬가지로, 짧으면 적응이 시작되기 전에 내려오고 길면 생활 리듬과 훈련 환경이 무너진다. 참고: https://blog.naver.com/euronika_/224411513697
전문가가 먼저 확인하는 지점
첫째는 개인의 적응 반응이다. 같은 고도에서 같은 기간 머물러도 적혈구 증가 폭과 회복 속도는 선수마다 다르므로, 과거 캠프에서의 반응 기록을 먼저 확인한다. 반응이 약한 선수에게 고지대 캠프를 반복하는 것은 비용만 늘리고 훈련 연속성을 끊는다. 둘째는 해수면 복귀 시점과 목표 경기 사이의 간격이다. 적응으로 늘어난 적혈구는 일정 기간 유지되다 서서히 원래 수준으로 돌아오므로, 이 창이 닫히기 전에 경기를 치러야 효과를 쓸 수 있다. 너무 일찍 내려오면 적응이 사라지고, 너무 늦으면 이동과 시차 부담이 경기 당일 컨디션을 깎는다. 셋째는 고지대에서 지킬 수 있는 훈련 강도의 상한이다. 이 상한을 넘겨 강도를 끌어올리면 적응은커녕 근육 손상과 면역 저하로 이어진다. 참고: WMM 공식 사이트
고지대 훈련은 기록을 만들어 주는 장치가 아니라, 몸이 반응할 조건을 갖췄을 때만 값을 내는 준비 과정이다. 어디에 얼마나 머물지보다,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할지가 결과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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